[우리말 바루기] 아내분 / 부인
텔레비전 프로그램 등을 보다 보면 진행자가 남성 출연자를 보고 “그러면 아내분께서 화를 내시지 않던가요?”처럼 말하는 걸 종종 볼 수 있다. 인터넷에서도 이런 어투는 자주 발견된다. “아내분에게 케이크를 선물하고 싶은 남성분이 매장을 찾아주셨어요” “코미디언 ○○○씨 아내분 참 예쁘던데요” 같은 경우다. ‘아내’는 ‘혼인하여 남자의 짝이 된 여자’를 이르는 단어다. 한자어 ‘처(妻)’와 의미가 같다. ‘-분’은 앞에 나오는 말에 ‘높임’의 뜻을 더해주는 접미사다. 그래서 남의 배우자를 높여 일컫는 말로 ‘아내분’이란 표현도 가능하기는 하다. 그러나 이렇게 군더더기를 붙이지 않고도 남의 아내를 높여 부를 수 있다. ‘부인’을 쓰면 된다. ‘부인’은 남의 아내를 높여 이르는 단어인 만큼 “나는 부인이 친정에 가서 당분간 혼자 지내야 합니다”와 같이 남 앞에서 자신의 아내를 ‘부인’이라고 일컬으면 무식한 사람 취급을 받을 수도 있다. 이 경우는 “처가/ 집사람이/ 안사람이 친정에 가서”라고 하면 된다. ‘영부인’이란 표현도 있다. 권위주의 정권을 거치면서 많은 이가 ‘퍼스트레이디’를 일컫는 말로 알고 있으나 남의 아내를 높여 일컫는 일반적 표현이므로 대통령만이 아니라 ‘김 과장님 영부인’처럼 써도 된다. ‘영애(令愛)’ ‘영식(令息)’ 등도 대통령의 딸과 아들에게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윗사람의 딸과 아들을 이를 때 두루 쓸 수 있다. 물론 따님·아드님처럼 쉬운 말로 쓰면 더 좋다. 우리말 바루기 아내분 부인 과장님 영부인 텔레비전 프로그램 권위주의 정권